
여행은 가고 싶은데, 막상 큰돈을 쓰려니 부담스러워서 망설인 적 있지 않나요? 통장에 돈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몇백만 원을 한 번에 결제하려면 이 돈을 써도 괜찮은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다녀와서 다른 생활이 빠듯해지지는 않을까 싶고요.
부부라면 마음이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함께 쉬고 좋은 시간을 보내자는 뜻인데, 다른 사람은 그 말을 듣자마자 비용부터 계산합니다. 여행이 싫은 게 아닌데도 한쪽은 하고 싶은 일을 말한 사람이 되고, 다른 쪽은 자꾸 말리는 사람이 됩니다.
여행비를 연간 특별지출 예산에 미리 넣어보세요
‘300만 원짜리 여행을 가자’고 하면 저축에서 꺼낼지, 생활비를 줄일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여행비를 내고도 다른 계획에 필요한 돈이 충분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올해 따로 준비하기로 한 돈 중에서 여행에 300만 원을 쓰자’는 말은 조금 다릅니다. 이미 정해둔 연간 예산으로 여행비와 다른 행사비를 모두 감당할 수 있는지 함께 계산하면 됩니다. 큰돈이라는 사실은 같지만 그 돈이 어디에서 오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부가 월 50만 원씩, 한 해 600만 원을 연간 특별지출 예산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매달 50만 원을 꼭 쓴다는 뜻은 아닙니다. 설과 추석,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 여름휴가, 결혼식과 돌잔치 같은 경조사에 쓸 돈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입니다.
여행과 가족 행사에 쓸 돈을 함께 배분하세요
그 600만 원 중 여행에 300만 원을 쓰기로 했다면, 명절·생신 등 나머지 행사는 남은 300만 원 안에서 계획하게 됩니다. 여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신 기념일 식사를 작게 할 수도 있고, 가족 행사가 많은 해에는 여행의 규모나 시기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꼭 가고 싶은 사람과 부모님 생신을 잘 챙기고 싶은 사람의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계획을 함께 예산에 넣으면, 돈을 쓸 때마다 상대의 허락을 구하는 부담도 줄어듭니다.
물론 연간 예산을 정했다고 예약할 현금이 바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월마다 준비하는 돈이 여행 결제일까지 얼마나 모이는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준비금을 자기 통장 사이에 옮길 때는 새 소비로 더하지 않고, 항공권·숙소 등 실제 결제한 여행비를 가계부에 기록합니다.


